컴퓨터를 잠깐 꺼 보세요
link  시골감성   2022-09-12

얼마전에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 하루는 답답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꼭 필요한 전화연락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했습니다.

몇가지 증후군이 나타났습니다. 진동이 울리는 것 같아 주머니를 뒤져보기도 하고, 주변에서 들리는 전화벨 소리를 내것인 듯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그날 하루가 선물받은 휴일처럼 일상의 속도가 조금은 느리게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일을 채 못넘기고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입했지만, 누군가와 언제든지 소통이 가능한 상태로의 복귀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Jeremy Rifikin)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소유의 시대는 가고 접속의 시대가 왔다'고 얘기합니다. 휴대전화든, 메신저든, 인터넷이든 우리는 접속을 통해서 여러 종류의 관계를 형성하고 또한 많은 정보를 교환합니다.

어쩌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가가 그 사람의 능력을 표시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루에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보량을 책으로 만들면 무려 24만 7천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깊이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정보는 이렇게 우리 앞에서 '티라노사우러스' 처럼 부피만 비대해져 갑니다.

그야말로 데이비드 셴크David Shenk 가 말한 것처럼 '정보 스모그' 속을 우린 불안하게 걷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루로는 감당하기 힘든 많은 정보의 습득과 처리과정에서 우리가 컴퓨터에 의존하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집니다.

우리는 70평생 가운데 14년을 TV앞에서 살아가고, 이메일이나 광고성 우편물을 보는데만 8개월의 시간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계내보면, 아마 친구나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을 거란 생각입니다.

밀그램 (S. Milgram)은 감각의 과부하가 도시 스트레스의 근원적인 원인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일상적 생활의 동선을 따라 끊임없이 쏟아지는 많은 자극때문에 우리 감각은 점점 포화상태가 되어갑니다.

당신의 오늘 아침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접속했나요?

일어나면 무의식적으로 켜는 TV, 혹은 출근하자마자 부팅시키는 컴퓨터입니까? 아마, 데카르트가 지금 우리의 상황을 관찰한다면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명제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TV가 등장했던 시절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많은 환상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그만큼 행복해지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 모 통신회사가 내보냈던 기업광고 중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문자 기능을 없애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긴 편지를 쓰도록..... '

여러분

잠시라도 TV나 컴퓨터를 꺼보면 어떨까요.

가능하다면 전화기의 배터리도 빼버리고, 문자로 대화하는 성급함 대신에, TV가 제공해주는 편집된 화면 대신에, 인터넷에 검색되는 자극적인 기사 대신에, 마음속에 짐해 둔 한 권의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오랫동안 방치해둔 만년필에 잉크를 채워 넣고, 한 통의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요.

먼지 내려앉은 자전거를 베란다에서 꺼내보고, 오래된 부엌가구에 시트지를 붙여보면 어떨까요.

문득 퇴근길에 춘천행 기차를 예매하고, 좀더 욕심을 내서 외도해상공원에 가는 유람선을 타보면 어떨까요.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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